“美 CPI 충격에 전쟁 리스크”…외화채 조달 타이밍 고민 깊어진다

입력 2024-04-17 15:06  

이 기사는 04월 17일 15: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외화채 조달에 나선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여파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으로 불거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조달 환경이 위축되자 적절한 발행 타이밍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북빌딩(수요예측)을 진행해 6억달러(8317억원) 규모 외화채 발행을 확정했다. 3년물과 5년물 각각 3억달러 규모다. 조달 금리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금리에 70bp(bp=0.01%포인트), 78bp를 가산해 결정했다. 주관사단은 BNP파리바, BoA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 MUFG증권, 스탠다드차타드, 웰스파고가 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나은행의 외화채 발행 흥행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컸다. 미국 CPI 발표와 중동 정세 불안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한국 기업 외화채 조달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아서다. 하나은행과 주관사단도 시장 분위기를 꼼꼼하게 살폈다. 당초 15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시장의 혼란이 좀처럼 잠재워지지 않으면서 하루 더 지켜본 뒤 발행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자는 “시장의 우려가 컸지만, 최대 37억달러의 주문이 들어오는 등 목표 물량을 뛰어넘는 주문량을 확보했다”며 “다만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조달 부담이 다소 커졌다”고 말했다.

외화채 조달을 추진 중인 기업들도 시장 ‘눈치보기’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들어 한국 기업들은 활발하게 외화채 시장을 찾았다. 공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외화채 카드를 자주 꺼내 들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반 기업 외화채 발행 비중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54%로 뛰었다. 여전히 한국 기업이 발행하는 외화채에 대한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시장 혼란이 커진 만큼 대내외 변수를 실시간으로 살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에 이어 다음 주자인 현대카드는 이날 5년물 외화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현대카드가 외화채 조달을 시도한 건 2007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카드의 국제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 상향하는 등 신용도 호재 등에 힘입어 충분한 투자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2년 만에 외화채 조달을 추진 중인 LG전자가 다시 발행 작업을 재개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1일 예정된 외화채 수요예측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최대한 이달 중 다시 수요예측이 가능한 날짜를 다시 잡겠다는 방침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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